[우묵배미 신금순 대표] “장사는 사장의 마인드와 끊임없는 연구입니다…
22년 외길, 한돈과 저울 계량의 원칙으로 밥상을 짓습니다”

관악구 평생학습관 인근, 22년 넘게 묵직한 뚝배기 소리와 구수한 냄새로 골목을 지켜온 한식당 ‘우묵배미’가 있다. 이곳의 신금순 대표는 요식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독특한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소자본 외식업 창업 연구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경제신문 컨설팅 그룹과 대학 강단에서 수많은 예비 창업자를 가르쳤던 창업 전문가다. 조리 관련 자격증만 10여 개를 보유한 베테랑이지만, 60대의 나이에도 생성형 AI와 유튜브 채널 (‘하루볼’ 등)를 직접 독학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뚝배기 한 그릇에 22년의 학문적 내공과 장인 정신을 녹여내는 신금순 대표와 마주 앉았다.
Q.‘우묵배미’라는 상호가 매우 독특하고 구수합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신금순 대표:"우묵배미는 논단위 사투리로 순우리말이에요. 논을 셀 때 한 마지기, 두 마지기 하듯이 논 '한 빼미', '두 빼미'라고 부르거든요. '우묵배미'는 논 가운데가 우묵하게 쑥 들어가 있는 논을 뜻해요. 아무리 심한 가뭄이 들어도 그 우묵한 논에는 항상 물이 고여 있어서 다른 논에 물을 대주는 마중물 역할을 합니다. 옛날 시골에서 농사지을 때 이웃들과 함께 나눠 먹던 든든한 새참과 정성 어린 한식 밥상처럼, 어떤 불경기와 가뭄 속에서도 마르지 않는 넉넉한 밥상을 사람들에게 대접하겠다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이에요. 2005년에 개업하면서 특허청에 상표 등록까지 확실하게 마쳤습니다."
Q. 외식업 창업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취득하셨습니다. 학문적 연구와 실제 식당 창업을 병행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신금순 대표:"IMF 외환위기 무렵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조리사 자격증을 따며 창업을 꿈꾸는 분들을 수없이 만났어요. 다들 손맛과 열정은 넘쳐나는데, 정작 창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권을 어떻게 분석하고 고객을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 방법을 너무 모르고 무작정 뛰어들더라고요. 그게 너무 안타까워서 '내가 직접 장사를 하면서 창업을 학문적으로 제대로 체계화해보자' 결심했습니다. 한식, 양식, 일식, 떡, 빵 등 조리 자격증을 10개 넘게 따며 기초를 다졌고, 대학원에 진학해 '소자본 창업의 성공 요인'으로 석사 논문을, '외식업 창업 성공 요인 분석'으로 박사 논문을 썼어요. 2005년 8월 26일 문을 연 이 “우묵배미”는 제 논문의 이론을 매일같이 검증하고 발전시키는 살아있는 실습실이었던 셈입니다."
Q. 우묵배미의 시그니처 메뉴인 ‘돼지볶음(돼지짜글이)’과 ‘꽁치김치찜’의 맛의 비결은 어디에 있습니까?
신금순 대표: "음식 장사의 비결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정직한 기본기'에 있습니다. 첫 번째는 '원재료의 품질'이에요. 저희는 수입육이나 냉동고기를 일절 쓰지 않고, 100% 국내산 암퇘지 한돈 앞다리살만 고집합니다. 좋은 생고기를 쓰면 잡내가 전혀 나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납니다. 두 번째는 '철저한 저울 계량'입니다. 22년 전 오픈 첫날부터 지금까지, 뚝배기에 들어가는 고기와 채소, 비법 양념의 무게를 항상 저울로 정확하게 달아서 끓여냅니다. 손님이 '오늘따라 고기가 적네?'라는 의심을 단 1%도 품지 않게 만드는 게 제 자존심입니다. 물가가 폭등해도 고기 중량을 줄이지 않습니다. 또 묵은지에 꽁치를 한 포기씩 정성껏 돌돌 말아서 1시간 반 동안 푹 쪄내는 꽁치김치찜은 국물로 대충 끓인 찌개와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맛을 냅니다."
Q. 메뉴판에는 ‘돼지볶음’으로 되어 있는데, 온라인이나 배달에서는 ‘돼지짜글이’로 더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신금순 대표: 손님들이 '돼지볶음'이라고 써놓으면 국물 없이 바싹 볶아 나오는 제육볶음으로 착각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음식은 자작한 국물과 함께 밥에 쓱쓱 비벼 먹는 형태거든요. 22년 넘게 드셔온 단골들은 국물 자작한 찌개 스타일을 잘 아시지만, 온라인이나 배달 플랫폼에서는 젊은 세대에게 직관적으로 통하는 '돼지짜글이'라는 이름을 썼더니 반응이 훨씬 폭발적이었습니다. 손님들의 언어와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는 법을 배우면서, 매장 메뉴판에도 '돼지볶음(짜글이)'으로 표기를 병행해 손님들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Q. 과거 전국 컨설팅과 대학 강의를 다니며 수많은 소상공인을 보셨을 텐데,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신금순 대표: 컨설팅을 나가보면 장사가 안되는 분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마인드'가 무너져 있다는 점이에요. 손님이 없으면 가만히 앉아서 한숨만 쉬거나, 날씨 탓, 불경기 탓, 정부 탓만 합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지 않는 게으름이야말로 장사 실패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반대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뚜렷한 철학과 고집이 있으면서도, 변화하는 트렌드를 끊임없이 공부하고 흡수합니다. 시대가 바뀌고 소비자의 입맛과 미디어가 달라지는데, 10년 전 20년 전 방식만 붙들고 앉아 있으면 어떤 가게도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Q. 실제로 사장님께서는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생성형 AI와 유튜브, 밀키트 펀딩까지 도전하고 계십니다. 배움을 지속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신금순 대표: AI 시대가 열린 지 몇 년 됐잖아요. 나이 먹었다고 가만히 있으면 도태될 뿐입니다. 구청이나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AI 교육이 열리면 아침 일찍부터 찾아가 챗GPT와 프롬프트 작성법, 미리캔버스를 배웠습니다. AI로 매장 메뉴 홍보 포스터를 만들고 배경 음악도 생성해 써봅니다. 유튜브 채널(“하루볼” 등)을 운영하며 조회수 89만 회가 넘는 영상도 만들어봤고, 와디즈에서 돼지짜글이 밀키트 크라우드 펀딩을 직접 열어 목표치의 170%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직접 부딪치고 알아야 남에게 조언도 해줄 수 있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사업이 있을 때도 정당하게 내 몫의 혜택을 찾아올 수 있습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습니다.
Q. 소상공인 현장에서 22년을 버텨온 선배 자영업자로서, 소상공인 정책 지원에 대해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신금순 대표: 구청이나 지자체에서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많이 펼치지만, 겉핥기식 일회성 지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아쉽습니다. 밀키트를 만들거나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할 때 초기에는 관악상회나 롯데온 같은 채널에 입점하도록 도와주지만, 사업 기간이 끝나면 판로가 뚝 끊겨버려요. 소상공인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지속적인 마케팅과 디자인, 상세페이지 제작이거든요. 컨설팅 한 번 받으려면 회당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이 드는데 영세 상인들이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상인들이 스스로 온라인 환경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당근마켓 비즈니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운영, 온라인 판로 연계 같은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정책적으로 꼭 뒷받침되었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우묵배미’를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어떤 가게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신금순 대표: 어릴 때 부모님 손잡고 오던 어린 꼬마 손님이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되어, '사장님, 옛날에 엄마랑 먹던 그 찌개 맛이 생각나서 찾아왔어요' 하며 문을 열고 들어올 때 장사하는 가장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우리 가게는 제가 직접 연구하고 정직하게 일궈온 삶의 터전입니다. 22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중량, 변함없는 한돈의 품질, 정갈한 손맛으로 언제 찾아오셔도 고향 시골 논두렁의 따뜻한 맛처럼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밥집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인터뷰어 : 김유미 | 사진 : 임남석
상호명 : 우묵배미
대표자 : 신금순
업 종 : 한식 음식점
주 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540 1층
전 화 : 02-854-8852
대표음식 : 돼지볶음, 돼지두부찌개, 생삼겹살 등
이용특징 : 가족 식사, 점심 식사, 단체 모임, 회식
배움을 멈추지 않는 신금순 대표의 도전은 유튜브에서도 계속됩니다.
신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하루볼’을 통해 다양한 활동과 새로운 시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신금순 대표 유튜브 채널 ‘하루볼’ 바로가기
https://youtu.be/ISrBAxw12bk?si=uvXDp4ksi6ehipc_
